최근 윤서체 무단 사용으로 저작권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사실 이 부분은 참 어느 한 쪽을 탓하기 애매합니다. 저도 예전에 디자인과 관련한 업무를 꽤 오래 한 적이 있었는데요, 글꼴이라는 것이 참 많이 사용을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당시 윤서체 말고도 여러 곳에서 글꼴 저작권에 대해서 공문이 날라와서 부랴부랴 정품으로 구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윤서체 무단 사용 저작권 논란, 인식이 바뀌어야


그런데 그 당시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글꼴에 관한 저작권 범위 등이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저작권을 빌미로 한 몫을 잡아보려는 업체도 있더군요.



최근 인천의 초등학교 70여곳이 컴퓨터 문서작성 프로그램 워드프로세서에서 사용되는 글꼴이 무단 사용을 둘러싸고 저작권 보유업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하는데요, 컴퓨터 글꼴 개발업체 윤디자인이 서울과 인천 지역의 초중고 300여곳과 전국 1만 2,000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윤서체 무단사용 소송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윤서체를 개발한 윤디자인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우산에서는 인천지역 초등학교의 1/3에 해당하는 곳에서 윤서체 유료 글꼴을 무단으로 사용해서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하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겠다라는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글꼴 저작권 관련 공문도 그렇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내용증명도 비슷합니다. 저작권을 위반했으니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하겠다, 그러나 원만하게 해결하려면 소송 대신 정품 프로그램이나 글꼴을 XXXX원에 구입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뭐 이런식이죠.



일단 시교육청에서는 구체적인 증거가 확인된 학교에 대해서만 글자체 사용권 구매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물론 유료글꼴은 대가를 지불하고 구매를 해서 사용하는 것이 맞습니다. 문제가 된 학교에서는 온라인 게시판이나 가정통신문, 행사 알림 게시물 등에 유료 글꼴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저도 뭐 회사를 다녀봐서 알겠지만 글꼴이나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관리자는 참 보기 드뭅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기도 그렇지만 제 친구가 다니는 공공기관에서도 MS오피스나, 워드프로그램, 글꼴은 불법을 사용하고 있구요, 제가 다니던 직장에서도 대부분 불법 프로그램과 유료 글꼴을 무단으로 사용합니다. 제가 답답해서 정품을 구입해서 사용하면 길게는 십년 이상 맘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품의서를 올려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지금까지 무단으로 공짜로 사용했으면서 돈을 주고 사기는 아깝다는 것이죠. 그리고 걸리면 그 때 구입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이번에 윤서체 무단 사용 논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좀 부족해보입니다. 특히 컴퓨터 상에서 이용하는 글꼴의 경우 음원이나 영화, 보안프로그램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로 분류되며 글꼴을 무단으로 사용하다가 적발될 경우에는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사용료는 물론이고 벌금과 합의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사용료를 지불하고 정품을 구입해서 사용한다면 다행이지만 합의금의 경우 보통 정품 비용의 70~80% 정도 됩니다. 거기에 저작권사에서 감사를 통해서 적발이 되는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비용과 합의금, 감사비용까지 지불해야하죠.



물론 이번 윤서체 무단 사용 저작권 논란이 법무법인의 과도한 합의금 요구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잘못됐다고 볼 수 없는 것이죠. 악질적인 장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학교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때 글꼴이나 소프트웨어 사용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사용했다면 이처럼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아는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분은 글꼴 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철저한 사용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소프트웨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